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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칼럼]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파일럿
[이진영 칼럼]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파일럿
  • 이진영 기자
  • 승인 2019.04.2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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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포스터
드라마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포스터

[디포인트 = 이진영 기자] 넷플릭스의 판타지 호러 드라마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은 좋은 극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10대 소녀의 갈등, 인간과 마녀 사회 사이에서의 고민, 자신을 위협하는 거대한 적 등 이야기 거리가 풍부하며, 동명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제작되었기에 극을 제작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원작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쉽게 유입될 팬도 늘어나며 나아가 안정적인 스토리 구상도 가능한 것이다.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은 마법사와 인간의 혼혈 사브리나 스펠맨의 16번째 생일을 앞두고 시작한다. 사브리나는 가족이 있는 마녀와 마법사의 사회, 친구과 애인이 존재하는 인간의 사회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한다. 16세 소녀답게 사브리나는 마녀의 힘과 친구들을 모두 가지고 싶어했다. 하지만 마녀 사회에 들어가게 된다면 인간보다 긴 수명을 가지게 된다. 자신을 늙지 않지만, 친구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보다 먼저 죽어버리는 것이다. 가족들은 이러한 이유와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어둠의 신을 받들길 원한다.

사실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은 이미 영화, 시트콤, 애니메이션 등으로 여러 번 제작되었고, 시트콤인 <Sabrina the Teenage Witch>는 국내 지상파에서 <마법소녀 사브리나>라는 이름으로 방영한 적 있으며, CNTV에서는 <미녀마법사 사브리나>라는 이름으로 방영된 적이 있어 익숙한 사람도 더러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내에서 방영된 <Sabrina the Teenage Witch>는 유쾌한 시트콤이었다면, 2019년에 방영하기 시작한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은 좀 더 호러물에 가깝다. 사브리나의 법적 보호인인 힐다와 질다 고모는 죽어도 되살아나는 마녀의 특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질다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했다는 이유로 힐다를 때려죽인다. 그리고 곧장 무덤에 묻어버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피범벅이 된 힐다가 무덤에서 살아 돌아온다. 이러한 장면은 끔찍하고 마녀들의 성격을 한 번에 일깨워준다. 인간 남자를 괴롭히고, 인간의 몸을 빌려 기괴하게 현신하는 어둠의 신 등등 산뜻한 10대 마녀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 파일럿 에피소드만으로는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보통의 파일럿 에피소드가 갖추어야할 이야기는 모두 담겨있다. 주요 인물간의 관계, 극을 이끌어나갈 큰 줄기, 시청자를 잡아끌 영상과 비주얼,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복선 등이 대체적으로 잘 포진되어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할 이야기가 생각보다 지루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학교의 이야기를 원해서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마녀 사회와 마녀의 힘을 가진 소녀가 인간 세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해 궁금한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지나치게 질질 끌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단순히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고 시청하기 시작한다면, 어느 순간 4화, 5화를 시청하고 있는 자신을 볼지도 모른다. 현재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는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되어 있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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