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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 칼럼] 향수, 냄새에 대한 집착
[변종석 칼럼] 향수, 냄새에 대한 집착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4.25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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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향수' 이미지
드라마 '향수' 이미지

[디포인트 = 변종석 기자] 냄새에 집착한 남자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는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초능력 수준의 후각, 냄새에 대한 집착, 향기만을 오롯이 소유하고 싶었던 살인마. 쥐스킨트의 장편 소설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그루누이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는 톰 튀크베어 감독, 벤 위쇼 주연의 동명 영화가 2007년에 제작되었으며, 이번에 다룰 넷플릭스의 독일 TV 시리즈 <향수>또한 넷플릭스가 국제 방송 권리를 획득 후 <향수>를 원작으로 제작된 TV 시리즈이다.

<향수>의 파일럿 에피소드만으로는 <향수>가 가지는 매력을 찾기 어렵다. 소설과 같은 붉은 머리 여성에 대한 집착, 기괴한 살해 현장 등을 제외한다면 쥐스킨트 원작의 재미를 살리는 부분이 별로 없다. 죽은 가수의 옛 친구들의 비밀스런 관계, 불륜 중인 형사 등, 극의 주요 소재들을 어느 정도 보여줄 뿐이다. 원작이 주었던 기괴하고 독특한 느낌은 없어지고, 그렇다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저 ‘향’이라는 소재를 처음에 나래이션을 통해 흥미를 돋울 뿐, <향수>에서 가장 중요한 냄새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그저 살해당한 여성과 그와 연관된 인물들의 이야기만 지루하게 열거할 뿐이다.

<향수>의 이야기는 잔인하게 살해당한 가수 카타리나 로이퍼의 죽음 이후 그녀와 함께 기숙학교에 다녔던 친구들이 모이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을 보인다. 최근까지 관계를 가지고 있던 로만 젤리거는 옛 친구들을 의심하고 있었으며, 왜 의심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도 넷플릭스의 <향수>를 선뜻 추천하기 어렵다. 파일럿 에피소드만으로 전체적인 극의 재미를 평가하기 어렵지만, 우리에겐 검증되고 알려진 많은 선택지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IMDd의 평점이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점, 시리즈가 비교적 짧은 6화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한 번 독특한 재미를 위해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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