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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의 Insert]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의 두려운 미래
[변종석의 Insert]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의 두려운 미래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5.20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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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 공식 포스터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 공식 포스터

[디포인트 = 변종석 기자] 우리는 여러 가지 디스토피아 세계를 경험했다. 조지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먼진 신세계>, 영화로는 유전자로 미래를 결정하는 <가타카>나 로봇이 만든 가상 세계를 다룬 <매트릭스> 트롤리지, 전체주의에 지배되는 <브이 포 벤데타>, 청소년들에게 불신감과 공포를 심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려는 <배틀로얄>, 인간의 심리나 상태를 측정하여 잠재적 범죄자를 심판하는 <PSYCHO-PASS> 등등 우리네는 온갖 체제나 시스템에 의해 지배당하는 미래를 두려워했다.

이러한 상상의 세계가 큰 재미를 주는 이유는, 소설이나 영화 속 일들이 어느 정도 실제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과잉된 정보나 잘못된 정보를 통해 시민들의 눈을 가리는 일은 독재국가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일이 독재국가만 발생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애초에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자행됐던 3S 정책도 <멋진 시세계>의 양상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에 의해 제작 · 방영된 <핸드메이즈 테일>은 캐나다 작가 마거렛 애트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디스토피아 웹 드라마 시리즈이다. <핸드메이즈 테일>은 디스토피아 세계를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도 기독교의 극우적 근본주의의 특성을 악용한 남성우월주의자들에게 정권을 빼앗긴 미국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2차 창작물을 감상하는데 가장 흥미로운 방법은 역시 원작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일 것이다. 이미 완성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은 <시녀 이야기>이지만, 새롭게 영상으로 만든다는 것은 토대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 제작되는 시대의 이야기와 감독 등의 제작진이 가진 생각도 포함되어야하는 것이다. 물론 과유불급으로 진행되어선 안 되겠지만 말이다.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 이미지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 이미지

훌루에서 제작된 <핸드메이즈 테일>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감과 감정의 전달이다. 이는 텍스트와 영상이 가진 전달 방식의 차이로 볼 수 있겠지만, 서로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은 비슷하나 느껴지는 바는 판이하다.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이러한 자세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문제는 텍스트가 가진 속성상 그것을 읽고 머릿속에서 그려내며 이해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 캐릭터에 집중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자주 캐릭터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뛰어난 연기가 펼쳐진다. 이는 캐릭터의 감정이 곧바로 우리에게 쏟아지는 것이다. 에피소드 내내 불안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통제하는 인물들이 보여진다. 누구도 믿을 수 없으며, 같은 처지인 시녀들끼리도 믿을 수 없다. 누가 자신을 밀고할지 모르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갑갑한 감정은 파일럿 에피소드 막바지에 자신의 이름을 밝힌 준을 통해 여과 없이 우리에게 쏟아진다.

<핸드메이즈 테일>은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 일반 관객 평점도 높으며, 평론가 평점도 높다. 물론 작품을 선택하는데 다른 사람의 평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총 2 시즌 23화의 에피소드는 긴 시간이다. 이러한 긴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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