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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석 칼럼] 원스 어폰 어 타임
[김호석 칼럼] 원스 어폰 어 타임
  • 김호석 기자
  • 승인 2019.06.03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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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이미지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이미지

[디포인트 = 김호석 기자] 동화의 마지막에는 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문구가 붙는다. 이는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주인공이 끝내 행복을 찾았다고 말해준다. 이는 신데렐라가 계모의 괴롭힘에서 벗어나 왕자와 결혼하거나, 백설공주가 왕자의 키스로 살아나 서로 이어졌을 때 등장한다. 두 사람이 결혼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이다. 이러한 말이 필요한 것은 읽는 이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고생 뒤엔 행복이 따른다는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동화가 현실이 되었을 때, 마냥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2011년에 ABC에서 초연한 판타지 드라마 시리즈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가상의 마을 스토리브룩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은 디즈니의 캐릭터와 서양에서 사랑받는 문학, 민속학, 동화 속 요소와 캐릭터를 빌려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이야기는 백설 공주와 차밍 왕자의 딸 엠마가 스토리브룩에 자인의 아들과 찾아오며 시작한다. 스토리브룩의 주민들은 기억을 빼앗기고 현실 세계로 끌려온 동화 속 인물들이었으며, 스토리브룩의 시장 레지나에게 입양된 헨리가 자신의 친엄마 엠마를 스토리브룩으로 데리고 온다. 스토리브룩의 주민들은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었으며, 그들의 시간도 멈춘 채였다. 엠마만이 그들의 저주를 풀 수 있었고, 마녀이자 헨리의 양모인 악의 여왕 레지나의 대립이 시작된다.

사실 <원스 어폰 어 타임>의 파일럿 에피소드는 시리즈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훌륭하게 이야기의 시작을 풀어내지만, 마찬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다. 첫 번째 시즌이 공개되기 전에 볼 수 있었던 트레일러에서는 <원스 어폰 어 타임>이 판타지 가득한 시리즈로 보이도록 만든다. 현실 속에 동화 속 판타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퍼즐처럼 동화의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이는 엠마의 아들인 헨리가 상상하는 망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실제로 헨리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고, 엠마도 그것을 쉬이 믿지 못한다. 이러한 흐름은 극을 시청하는 데 혼란을 준다.

물론 이러한 연출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효과가 많다. 우리는 시장 레지나가 아들을 사랑하고 싶었던 엄마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찌 보면 레지나가 엠마에게 했던 행동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물론 일부러 함정에 빠트리거나, 협박하는 것은 지나치다. 하지만 10년 동안 자신이 키웠던 아이를 친부모라는 이유로 손쉽게 접근한다. 아들을 위해 헌신했건만, 자신의 양아들이 친엄마를 찾아가 버린 것이다. 화가 나도 당연한 일이다. 단지 극이 가지는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며 혼란스러워지는 것이다. 파일럿 에피소드의 진행이 판타지 장르가 아니라 정신병이 의심되는 친아들을 도와주는 드라마 장르가 되는 듯한 착각이 생긴다. 시리즈의 정체성에 의심이 생기는 것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은 2011년부터 총 일곱 번째 시즌이 방영되었다. 그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동화라는 소재를 맛깔나게 표현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시리즈를 계속해서 시청하는 데, 엠마라는 캐릭터보다 행복해지고 싶었던 레지나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과연 레지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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