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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 칼럼] 블랙미러 : 스미더린
[변종석 칼럼] 블랙미러 : 스미더린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6.24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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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블랙미러 : 스미더린' 공식 포스터
드라마 '블랙미러 : 스미더린' 공식 포스터

[디포인트 = 변종석 기자] 한 택시 기사가 손님을 태운다. 큰 키에 어울리는 정장, 바쁘게 통화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젊은 사장의 모습이다. 택시 기사는 승객에게 스미더린 직원이냐고 묻는다. 승객은 그렇다고 말하며 다시 휴대폰에 빠진다. 그 순간 택시 기사의 표정이 변한다. 택시 기사는 공항으로 향하던 중, 앞에 사고가 났다며 길을 돌린다. 그렇게 택시 기사는 남자를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총을 내민다. 돈이 목적이냐는 질문에도 택시 기사는 대답하지 않는다. 승객은 지레짐작하며 스미더린 직원이라도 돈은 없다며, 자기는 그저 인턴이라고 말한다. 납치범은 도대체 왜 인턴답게 입지 않냐며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납치범의 목적은 단 하나다. 바로 스미더린 앱의 개발자이자 창업자인 빌리 바우어와의 통화였다.

<스미더린>은 영국 SF 옴니버스 시리즈 <블랙 미러>의 다섯 번째 시즌의 에피소드다. 영국 드라마 <셜록>과 <배드 오브 브라더스> 등에 출연한 앤드루 스콧과 <스파이더맨 3>에 출연한 토퍼 그레이스가 각각 납치범 크리스와 빌리 바우어를 맡았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기술이 인류에게 가져오는 폐해라기보단, 그것을 잘못 사용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물론 앞서 보여주었던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예는 자주 보여주었다. 단지 그 대상이 SNS라는 점이다. 여태 SNS에 중독되어서 쓸데없이 인생을 낭비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면, 애초에 SNS에 미쳐버린 인간들이 잘못이라기도 말한다. 사람의 가치를 평점으로 평가했던 <추락>같이 애초에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심각해보이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버 에피소드는 철저하게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추악함과 어리석음을 보여준다.

드라마 '블랙미러 : 스미더린' 이미지
드라마 '블랙미러 : 스미더린' 이미지

보통 무기가 아닌 이상 누군가를 파괴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물건은 별로 없을 것이다.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극심한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나중에 그것을 오남용하게 만들고 결국 중독되어 버린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문제는 별다른 통증이 없음에도 모르핀 등의 약품을 그냥 사용하는 잘못된 사용자가 있을 뿐이다. 제르튀르너가 아편에서 모르핀을 분리할 때, 이걸 마약으로 만들어 팔아야겠다며 만들진 않았을 것이다. 스미더린 앱도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저 남들과 쉽게 소통하도록 만든 SNS 앱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악용하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중독성을 가지게 디자인하고, 결국 순간 몇 초의 순간을 SNS를 들여다보았다가 차 사고에 휘말릴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인간의 잘못이다.

<추락>은 우연과 우연이 연속된다. 회사 중역인 줄 알고 납치했더니 인턴이고, 폐소공포증 때문에 트렁크에 가두지 못하자 경찰에게 걸린다. 우연히 마주친 자전거를 피해 논에 차를 박고 오도 가지도 못한다. 결국, 그는 인턴을 이용해 빌리 바우어와 통화하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연들이 작위적이지 않고 설득력이 있다. 불쌍한 인턴을 죽일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과연 그가 빌리 바우어와의 통화로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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