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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옴니버스 드라마 ‘러브, 데스 + 로봇 : 굿 헌팅’ - 칼럼리스트 배주현
[전문가 칼럼] 옴니버스 드라마 ‘러브, 데스 + 로봇 : 굿 헌팅’ - 칼럼리스트 배주현
  • 배주현 기자
  • 승인 2019.09.25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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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드라마 ‘러브, 데스 + 로봇 : 굿 헌팅’ 이미지
옴니버스 드라마 ‘러브, 데스 + 로봇 : 굿 헌팅’ 이미지

[디포인트 = 배주현 칼럼니스트] 올리버 토마스 감독, 필립 겔라트 극본, 팀 밀러가 제작을 맡은 <굿 헌팅>은 <러브, 데스 + 로봇>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가장 문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이 단편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으며, 중국 작가인 켄 리우의 SF 단편집에 실려있던 ‘즐거운 사냥을 하길’이라는 단편을 매우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굿 헌팅>은 영국의 신민지 지배와 근대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1800년대 초반, 아직 옛 마법이 존재했던 시대의 이야기다. 수습 퇴마사 량과 량의 아버지는 남자를 유혹해서 간을 빼먹는 구미호를 퇴치하기 위해 잠복한다. 이윽고 상인의 아들이 구미호를 부르며 괴로워하자 구미호가 찾아온다. 량은 구미호의 아름다운 외모와 신비한 분위기 압되지만, 량의 아버지는 구미호와 싸우기 시작한다. 싸움 끝에 구미호가 팔을 하나 잃고 도망치기 시작하자, 량과 아버지는 구미호를 쫓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구미호를 쫓아 버려진 사찰에 도착한다. 서로 입구를 막으며 구미호를 쫓을 때, 량은 어린 구미호 옌과 만나게 된다. 옌은 상인의 아들이 단순히 인간이 인간에게 반하듯이 어머니에게 반했을 뿐이며, 자신들을 쫓을 이유는 없다고 항변한다. 결국 구미호는 아버지의 손에 퇴치된다. 옌은 돌 틈으로 숨고, 량은 아버지는 새끼를 보았냐고 묻는다. 량은 옌의 존재를 알리지 않는다.

그로부터 5년 후 량은 아버지를 어머니 옆에 묻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세상은 근대화를 맞이한다. 량은 아버지가 그러한 일들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 예상한다. 량은 옌과의 관계를 이어갔으며, 옌은 사냥의 원리로써 이해하고 량을 원망하지 않았다. 근대화에 들어서면서 옌은 진정한 모습으로 변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량은 도시를 떠나기로 하고 옌와 헤어진다.

량은 5년 후 도시에서 생활 중 다시 옌과 만나게 된다. 랴은 영국 무뢰배들에게서 옌을 빼내고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눈다. 량은 영국인들이 아끼는 엔진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옌은 마법의 힘을 모두 잃고 웃음을 파는 창부의 삶을 살고 있었다. 옌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고, 억압적인 남성들 위에 군림하고 했다. 한편, 량은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있었고, 만족하고 있었다. 기술은 발전하고 있었고, 엔진보다도 로봇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재능이 있었는지 홀로 토끼 로봇을 만든다. 량은 이러한 기계가 마법같다고 생각한다.

옴니버스 드라마 ‘러브, 데스 + 로봇 : 굿 헌팅’ 이미지
옴니버스 드라마 ‘러브, 데스 + 로봇 : 굿 헌팅’ 이미지

늦은 밤, 량은 온몸이 기계로 바뀐 옌을 맞이한다. 옌은 몇 달 전 고객으로 모시던 총독에게 억지로 몸이 개조당하고 만다. 끔찍한 짓을 당하던 옌은 총독을 죽이고 도망친 것이다. 옌은 사냥을 하고 싶어했다. 악행을 저지르고도 진보라 찬양하는 남자들을 사냥하고 싶어한다. 량은 옌의 몸을 새롭게 만들기 시작한다. 은색의 기계로 새롭게 태어난 옌은 구미호로 모습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새로이 구미호가 된 사냥을 위해 떠난다.

<러브, 데스 + 로봇>의 <굿 헌팅>은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제법 다른 느낌을 준다. 옛것과 미래의 요소가 결합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구미호라는 마법 같은 존재가 스팀 펑크라는 몽환적인 요소와 결합하면서 묘한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러브, 데스 + 로봇>이라는 표제에 가장 알맞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량과 옌의 관계와 죽음, 그리고 마법같이 생산된 은색 로봇의 모습은 여태까지 진행된 상황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감정의 해소는 찝찝하고 어둡던 다른 에피소드와 확연히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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