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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뷰] 미국 드라마 ‘미스트’ - 변종석 기자
[심층 리뷰] 미국 드라마 ‘미스트’ - 변종석 기자
  • 변종석 기자
  • 승인 2020.10.12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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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미스트’ 메인 포스터
미국 드라마 ‘미스트’ 메인 포스터

[디포인트 = 변종석 기자] 우리가 맞서거나 극복할 수 없는 공포의 대상이 있다. 개인적인 트라우마에 기인한 문제들도 있겠지만 결코, 이겨낼 수 없는 거대한 대상에 대한 공포를 보통 코스믹 호러라고 칭한다. 이러한 코스믹 호러를 상당히 영화적으로 잘 표현한 것이 브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미스트>다. 알 수 없는 안개가 마을을 뒤엎고, 혐오감이 느껴지는 온갖 괴물이 인간들을 괴롭힌다. 이러한 내용은 흔한 괴수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이겠지만, <미스트>는 마지막 충격적인 결말을 통해 코스믹 호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미국 스파이크 채널에서 10개의 에피소드를 방영한 <미스트>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호러 시리즈이다. 영화와 달리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괴물이 없고, 안개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은 인물만 등장하는데, 실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공포감이 배가 된다. 사실 영화나 소설 <미스트>의 가장 큰 주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다. 영화 엔딩에 막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미국 드라마 ‘미스트’ 방영 화면 갈무리
미국 드라마 ‘미스트’ 방영 화면 갈무리

하지만 뒤이어 생환할 수 있는 여지가 될 군인들이 등장했을 때,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은 가히 충격적이다. 끝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허무하고 충격적인 결말만이 등장하는 장면은 코스믹 호러를 상당히 잘 표현한 작품인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드라마는 눈을 가리는 안개,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이 사람을 죽이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영화보다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원작과 다른 새로운 해석을 가지고 온 <미스트> 시리즈지만, 문제점이 너무 많다. 파일럿 에피소드는 안개에 대한 공포감보다 사람들의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된다. 코플랜드 가족의 외동딸 알렉스가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케빈 코플랜드는 아내인 이브가 알렉스를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조금씩 풀어주었고, 이브의 반대에도 몰래 알렉스를 파티를 보내준다. 문제는 거기서 알렉스가 성폭행을 당하게 된 것이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상당히 잘 나타내고 있지만, 솔직히 이러한 장면들이 과연 필요할까 싶다.

기억을 잃고 도망치는 군인, 범죄자 여성, 경찰, 동성애자 친구 등등 안개가 마을을 덮칠 때까지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 구구절절 보여준다. 문제는 그러한 것 때문에 처음부터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물론 극 중 인물들에 대해 익숙해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되는 것이 극에 집중할 수 있는 장치일 것이다. 하지만 구태여 그러한 것들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당연하게도 <미스트>는 시즌 1로 막을 내렸다. 혹여나 코스믹 호러를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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