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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스페인 SF 미니시리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 이진영 칼럼니스트
[전문가 칼럼] 스페인 SF 미니시리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 이진영 칼럼니스트
  • 이진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05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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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SF 미니시리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메인 포스터
스페인 SF 미니시리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메인 포스터

[디포인트 = 이진영 칼럼니스트] 과거로 돌아가 지난날의 잘못을 바로잡는 이야기는 매력적인 소재임이 분명하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이야기겠지만,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이야기는 이제 닳고 닳아버렸다. 그렇기에 그 과거로 돌아가는 방법에 차별점을 두던가, 이야기 자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러한 시간 여행을 독특하게 풀어나가는 드라마나 영화들이 몇가지 있는데,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인물이 뒤섞인 미스터리한 마을을 다룬 <다크>, 어딘가 부족한 미래인이 부족한 현재인과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다룬 <퓨처맨>, 33일 뒤에 사망하게 될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는 <라이프 라인>, 누군가 퍼트린 질병으로 멸망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떠나는 <12몽키즈>나 곧 죽을 사람에게 전이하는 <시간여행자>, 로봇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미래에서 이동한 <터미네이터> 등등 시간 여행에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은 스페인에서 카탈루냐어로 제작된 SF 미니시리즈이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의 주인공 에두아르트는 앞서 이야기한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가장 적절한 상황일 것이다. 에두아르트는 사고로 아내와 두 아이를 잃고 절망에 빠져 자살을 마음 먹었을 때, 한 낯선 여인을 만나게 된다. 자신을 리즈베스 에베레스트라 소개한 박사는 자신의 실험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 죽음을 결심한 인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박사의 부탁으로 그녀의 실험실에 찾아간 에두아르트는 다른 우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만약,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 가족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지고 평행 세계로 떠나게 된다.

스페인 SF 미니시리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방영 화면 갈무리
스페인 SF 미니시리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방영 화면 갈무리

평행 세계의 과거로 떠나는 이야기는 상당히 서글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자신이 사는 ‘현실’ 세계는 상황이 끝난 상태이다. 아내를 비롯해 아들과 딸이 모두 사고로 죽은 후다. 게다가 과거로 날아간다 해도, 자신이 살던 세계의 미래를 바꿀 순 없다. 결국, 무의미한 발악을 하게 되는 것이다.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에두아르트가 후회하는 것은 고장난 아내의 차에 아이들을 태워 보낸 것이다. 회의 때문에 자신의 차를 타고 가겠다고 고집부렸던 것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평행 세계에서 억지로 자신의 차를 태워 보내지만, 결국 또 사고를 당하고 만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은 가족을 잃은 가장의 슬픔과 미스터리한 SF적 환상을 적절하게 섞어내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언뜻 흔하고 뻔한 이야기로 진행되지만, 감정 이입을 돕는 몽환적인 BGM, 적절한 CG, 특히 에두아르트를 연기한 스페인 배우 파블로 데르키의 연기가 매우 인상깊은 작품이다. 만약 제이크 질렌할 주연, 덩컨 존스 감독의 영화 <소스 코드>를 보며 평행 세계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즐기기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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